2024. 12. 23. 14:39ㆍ뇌 최적화/1년동안 책 100권 읽기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음.
책 표지에는 고개를 높이 쳐든 하얀 오리 네 마리가 있다. 그리고 반대편에 고개를 숙이고 여기저기 다친듯 반창고를 붙인 까만 오리가 한마리 있다.
그림 속 하얀 오리들은 까만 오리가 상관없다는 듯 당당해보였다. 이들이 나를 포함하여 우리 사회에 아마도 대부분일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모습이리라.
작가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세상의 평등을 위해 힘쓰는 사람이다. 그런 작가가 무심코 사용한 “선택장애”라는 말에 누군가가 왜 그런 말을 사용했느냐 꼬집어 물은 일화를 계기로, 작가는 알게 모르게 일상에 숨겨진 차별과 혐오에 대한 이야기와 평등을 위한 노력의 필요를 담은 이 책을 쓰게 됐다.
평소 전혀 생각지 못했던 주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대놓고 장애인을 차별하거나,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나는 평등을 추구하는 사람이야 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바로 선량한 척하는 차별주의자 였던 것이다.
1부에서는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들이 특권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그것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요구를 무리한 것으로 생각하게 되어 차별주의자가 되고, 다양한 조건에 따라 다수자(강자)가 되거나 소수자(약자)가 되어 차별을 하거나 받기도 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차별이 농담이나 장난이라는 명목하에 웃음거리가 되고, 차별을 받는 사람들마저 그 차별을 당연시하고 묵인하기도 하며 차별이 숨겨지는 모습에 대한 설명이다.
3부에서는 이러한 차별과 혐오에 대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대중교통의 자유로운 탑승과 같은 당연한 것들이 특권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장애인은 탑승하는게 시간이 더 걸리니 돈을 더 많이 내야한다는 토의 학생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 것이, 그 뒤에 나온 설명들에 부끄럽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책을 읽으면서도 여전히 편향적인 생각을 포기못하고, 자기방어적인 변명들이 떠올라 분명히 나같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기에 반복적이고 효과적인 시민교육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선량한 차별주의자다. 세상이 평등해지는 것을 찬성한다고 하면서, 차별과 혐오를 부지불식간에 하고 있는 위선적인 차별주의자다. 인정하고싶지않지만 맞는 말이다. 이 사실이 우리를 꼬집어 평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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